물가변동 총사업비 반영 법제화 움직임
타당성 재조사ㆍ면제 근거 신설 추진도
“한시적 특례 넘어 중장기 기준 마련해야”
[대한경제=전동훈 기자] 고물가와 사업 장기화로 수익성이 악화한 민자사업의 숨통을 틔울 입법 논의가 본격화한다. 22대 국회 후반기 첫 정기국회가 막을 올린 가운데, 사업비 현실화와 절차 합리화를 겨냥한 개정안들이 국회 문턱을 넘을지 주목된다.
15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민간투자법 개정안’은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위원회 심사를 앞뒀다. 실시협약상 총사업비를 준공 시점의 물가변동에 맞춰 조정하고, 그 기준을 국가재정법과 국가계약법에 연동하는 게 골자다.
쟁점은 수익형 민자사업(BTO)의 물가 반영 방식이다. 임대형 민자사업(BTL)은 건설투자 GDP 디플레이터 등을 적용해 물가변동분을 정산하지만, BTO는 원칙적으로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적용해 실제 건설 원가 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현행 제도에서도 건설물가를 반영한 공사비와 CPI 기준 공사비의 차액이 5% 이상이면 총사업비 조정을 협의할 수 있다. 개정안은 재정사업의 기준을 준용해, 계약 후 90일 이상 지나 품목ㆍ지수조정률이 3% 이상 증감하면 사업비를 조정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 다만 사용료 변동성과 국민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제도화 과정에서 넘어야 할 산이다.
사업절차 측면의 보완 입법도 병행되고 있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총사업비가 일정 수준 이상 증가하거나 사업계획이 중대하게 변경될 경우 타당성 재조사를 실시하도록 명문화하는 한편, 국가균형발전이나 도시 기능 유지 등 공익상 필요성이 인정되면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를 면제할 수 있도록 했다.
재정건전성 검증 원칙은 유지하되, 정책적 시급성이 큰 사업에는 절차상 탄력성을 부여하자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물가특례 등 정부 보완책에도 불구하고 장기 표류한 사업의 누적된 원가 상승분을 흡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신규 제안사업과 달리, 과거 불변가격을 기초로 추진된 사업은 코로나19와 국제 분쟁 등을 거치며 실제 실행원가와 협약상 사업비 간 괴리가 크게 벌어졌다는 주장이다.
송재강 한국민간투자협회장은 “문제는 과거부터 추진해온 사업들이 적정한 물가를 반영해 사업성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특례를 통한 개별 대응을 넘어 중장기적인 물가변동 반영 기준을 시급히 논의할 때”라고 했다.
전동훈 기자 j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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