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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변가격’에 멈춰선 민자] ②제안 후 협약까지 ‘4~8년’…‘늘어난 사업비’에 올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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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9-16 06:00:24   폰트크기 변경      
GTX C, 우협 후 5년8개월 만에 ‘실착공’…서부선, ‘제2의 위례신사선’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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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홍샛별 기자] #. 지난 2021년 6월,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2024년 1월, 착공기념식이 열렸지만 실착공은 계속 지연됐다. 그리고 오는 15일, 현대건설은 GTX C노선의 본공사(실착공)에 돌입한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5년3개월 만이자, 실시협약 체결일(2023년 8월)로부터 3년 가량이 지난 후다.

요즘 민간투자사업 현장에서는 이 같은 장기 표류가 비일비재하다. 사업 제안부터 실시협약 체결까지 4~8년이 걸리는 게 ‘기본값’이 된 현재, 민자사업은 수년간 공전하면서 급등한 공사비를 전혀 반영 받지 못해 고사 위기에 처했다. 현행 민자제도가 수년 동안 발생하는 인플레이션을 반영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민자사업은 최초 제안을 시작으로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 적격성 조사, 제3자 제안공고, 우협 지정, 실시협약 체결까지 수년이 소요된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국제 정세 불안을 거치며 상황은 더욱 악화했다. 그 사이 자재비와 인건비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랐지만 이를 단가에 반영해주지 않자, 사업시행자와 주무관청 간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협상 줄다리기가 공회전을 반복하고 있어서다.

민자업계 관계자는 “민자 적격성 조사를 거친 후 RFP(시설사업기본계획)를 고시해 사업자로 선정됐는데, 그간 검증했던 내용을 또다시 주무관청과 재협상해야 한다”며 “그나마 철도사업은 협약 체결까지 협상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편이지만 도로는 사정이 더 심각하다. 가장 큰 문제는 협상 기간이 불필요하게 길어지면서 그 만큼 늘어난 사업비를 보전해 주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구조적 모순은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주요 사업 전반을 흔들고 있다.

앞선 사례로 소개된 GTX C노선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우협 선정 후 공사비 증액 갈등으로 착공이 지연되다가 결국 대한상사중재원의 법적 중재를 거쳐 일정 수준의 물가상승분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민자사업 중 상사 중재를 통해 협약 전 물가상승분을 보전받은 것은 GTX C노선이 첫 사례다.

또 다른 민자업계 관계자는 “GTX B노선의 민자구간 역시 중재를 통해 상승한 물가분을 보전받는 걸 검토 중인 걸로 안다”며 “다른 방도가 없으니 중재라는 극약 처방에 의존하려 하지만, 이 역시 결코 쉬운 해법은 아니다”고 꼬집었다.

민자업계에서는 이 같은 구조적 모순의 최대 피해 사업으로 ‘위례신사선’을 꼽는다.

지난 2020년 GS건설 컨소시엄이 우협으로 지정됐으나, 협약 전 물가 증액을 놓고 갈등을 이어가다가 결국 2024년 6월 우협 지정을 취소당했다. 이후 진행된 재공고마저 2회 연속 유찰돼 결국 재정사업으로 전환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수년의 개통 지연과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했으며, 사업은 여전히 원점에서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제2의 위례신사선’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인 서부선 역시 2017년 당시 불변가격에 묶여 착공도 전에 시공사(CI)들이 손실을 감당하지 못해 줄탈퇴하며 파행을 겪었다. 서울시는 공사비를 올려 ‘제3자 제안’ 재공고를 내는 방안과 재정사업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동시에 검토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업계의 반응은 차갑다.

한 민자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사업을 추진하려면 최소 12% 가량의 사업비 증액이 필요한데, 서울시에서는 최대 8% 인상을 고려 중이고 그마저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사업을 맡는 순간 적자가 확정되는데 어느 건설사가 들어오겠느냐. 그 피해는 결국 서울시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도로 사업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오산용인 고속도로와 서창김포 고속도로는 자재비 폭등과 인허가 지연에 따른 금융 대기 비용 등 민간이 거액의 사전 간접비를 떠안았다.

또 다른 민자업계 관계자는 “대심도 터널 공법 특성상 자재비와 인건비 폭등의 직격탄을 맞았다”며 “인허가가 지연되면서 누적된 보증료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수수료 등 ‘사전 간접비’ 출혈을 민간사업자가 고스란히 부담하는 불합리한 구조”라고 말했다.

사상~해운대 고속도로 역시 2016년 불변가격 룰과 도심 갈등에 발이 묶여,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았음에도 사업이 장기간 지연됐다. 민자사업 위기가 수도권을 넘어 전국적 현상임을 증명하는 사례로 손꼽힌다.


홍샛별 기자 byul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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