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안드리츠와 협력해 기술자립화 추진
현대화 사업 포함 2035년부터 연간 1조원 시장 겨냥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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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김하나 기자 |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그동안 전적으로 외국 기술에 의존하던 양수발전소 주기기의 국산화 프로젝트가 본격화된다. 2011년 예천양수 준공 이후 처음으로 건설하는 영동양수발전소에 국내 업체가 제작한 양수 주기기 공급이 임박하면서다. 원자력발전과 LNG(액화천연가스)발전 등에 밀려 국산화 필요성이 덜 주목받았던 양수발전은 영동양수 프로젝트를 통해 기술자립을 위한 첫발을 뗐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은 전날 영동양수 1ㆍ2호기(각 250㎿) 주기기 구매입찰(재공고) 마감 결과 두산에너빌리티 한 곳만 응찰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2월 최초 공고 당시 두산에너빌리티 단독입찰로 유찰됐는데, 이번 재공고에서도 경쟁입찰이 성립되지 않으면서 수의계약이 추진될 예정이다.
영동양수 주기기 사업 예산은 3113억2400만원 규모다. 사업자는 발전소에 설치될 펌프ㆍ터빈, 발전ㆍ전동기, 제어설비 및 부속설비 등을 직접 공급하고, 설치시공까지 맡는다. 납품기한은 오는 2031년 3월(1호기), 6월(2호기)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이번 입찰은 양수발전 주기기 국산화를 목표로 국제입찰이 아닌 국내입찰로 진행됐는데, 두 번의 입찰 과정에서 두산에너빌리티만 응찰했다”며, “발전소 준공일이 정해져 있는 만큼 입찰을 반복하기보다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전까지 국내 양수발전 주기기는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 프랑스 알스톰, 일본 후지 등 해외 업체들이 납품해 왔다. 2011년 준공된 예천양수 때 두산중공업(현 두산에너빌리티)이 알스톰의 주기기 납품 과정에 참여했지만, 당시엔 원천기술이 없어 단순 제조 업무만 수행했다.
영동양수는 기술자립을 위한 테스트베드로서 의미를 지닌다. 현재 추진 중이거나 확정된 국내 양수발전 프로젝트만 9개이고, 향후 진행될 현대화(주기기 교체) 및 정비 사업까지 포함하면 2035년부터는 연간 1조원 규모의 수력양수 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수원에서 주기기 국산화를 강조하는 이유다.
앞서 두산에너빌리티는 한수원과 함께 30㎿급 프란시스 수차발전기 개발 과제를 진행 중에 있다. 다만, 영동양수에 적용되는 250㎿급 중대형 주기기를 두산에너빌리티 혼자서 공급하기엔 기술적으로 무리가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톱티어인 오스트리아 안드리츠와 기술제휴 계약을 맺고, 컨소시엄을 구성해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양사의 기술제휴 계약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사업 주관사가 두산에너빌리티인 만큼 주기기 공급 과정에서 설계기술 이전 및 내재화가 어느 정도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양수발전 주기기까지 국산화에 성공하면 원자력, 가스터빈, 풍력터빈 등과 함께 무탄소 발전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수 있게 된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원자력, 수소터빈으로 전환 가능한 가스터빈을 비롯해 수력 및 양수발전의 주기기까지 무탄소 발전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영동양수 토건공사는 DL이앤씨가 수행한다. 영동양수는 2030년 12월 준공 예정이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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