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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ur &] 웰에이징의 도시, 일본 ‘오키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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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1-27 07:37:07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정석한 기자] 늙음을 인정하되 잘 늙어가기 위한 ‘웰에이징(Well-aging)’이 전 세계 트렌드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인생의 전반부를 바쁘고 화려하게 보낸 이들이, 후반부를 건강하고 행복하기 보내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는 증거다. 특히 100세 시대를 맞아 인생의 후반부가 점차 길어지면서 웰에이징은 신체적 건강, 정신적 안정, 사회적 관계, 정신적 성장 등을 아우르기 위한 총체적 프로세스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방문한 일본의 섬, 오키나와는 이 같은 웰에이징의 개념을 가장 구현해내고 있는 도시로 손꼽힌다.


남북으로 길어 들어져 있는 오키나와 지형. 


먼저 오키나와의 지리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고자 한다. 오키나와는 본섬 기준으로 남과 북으로 120㎞ 정도 길게 이어진 형태다. 남부에는 나하공항, 나하시의 국제거리 등 오키나와에서 가장 발달된 상권뿐만 아니라 관광객을 흡수할 수 있는 매력적인 장소들로 가득하다. 중부에는 미군 비행장으로 쓰이던 부지를 반환받아 종합 쇼핑 타운으로 조성된 아메리칸빌리지가 위치해 있다. 북부에는 오키나와 고유의 아름다운 자연 환경을 옅볼 수 있는 나고시와 글로벌 호텔 및 리조트들이 들어서 있다.

특히 오키나와는 일본에서도 ‘장수의 땅’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2020년 조사에 따르면 남성의 평균 기대수명은 80.27세, 여성은 87.44세다. 이는 일본 내 47개 현 중에서도 높은 수준이다. 그 비결은 특별한 약이나 비법이 아니다. 오키나와 사람들은 음식을 조금 먹고, 채소와 바다의 것을 가까이하며, 매일 걷거나 뛰며, 매일 누군가와 인사를 나눈다. 삶의 속도가 느리기에 몸과 마음이 서로를 서두르지 않는다. 4계절 내내 덥지도 춥지도 않게 유지되는 기온도 한 몫한다. 웰에이징이 자연스럽게 구현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한국 인천공항에서 2시간여를 가니 일본 오키나와 나하공항에 도착했다. 호텔로 이동하기 위해선 국제선 도착 지점에서 국내선 도착 기점으로 400∼500m를 이동해야 했다. 재밌는 점은 국내선 규모가 국제선 이상으로 크다는 사실이다. 이는 외국인 관광객도 많지만, 일본 46개 현에서 오키나와로 오는 일본인 관광객도 상당수라는 점을 의미한다. 오키나와의 무엇이 일본인들을 매료시키는 것일까, 한국인들이 제주도로 향하는 것과 유사한 이치일까, 궁금해졌다.

오키나와 온나손 지역에 위치한 ‘히요리 오션 리조트 오키나와’의 전경. 


리조트 내 객실에서 바라본 서쪽 바다 풍경. 


공항 리무진을 타고 중부 온나손 지역에 위치한 ‘히요리 오션 리조트 오키나와’로 향했다. 첫번째 숙소로 이곳을 택한 이유는 일본 내 고급스러운 가정집을 모토로 휴식을 취하는 콘셉트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온나손 역시 오키나와 다른 지역 대비 관광객이 적은 편이다. 이 리조트도 본토에서 온 일본인들이 대다수다. 리조트에 들어선 저녁, 창밖 서쪽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선셋과 평온한 바다 풍경에 마음을 뺏긴다. 때마침 1층에서 첼로로 연주되는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 선율을 들으니 여행의 기운에 벌써부터 취한다.


일본 가정식으로 차려진 리조트 조식.


여행의 핵심은 리조트 내 조식이라는 사실은 만인이 인정하는 진리다. 이 리조트는 일본 내 가정집에서 먹는 요리를 조식의 콘셉트로 했다기에 너무나 기대가 됐다. 오키나와 현지에서 나오는 돼지고기, 소바, 연어 등부터 각종 야채, 과일 등 보기만 해도 건강해진다.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카이센동’은 너무나 특별하다. 하얀 쌀밥에다 연어, 오징어 등 회를 얹고 참치, 새우, 조개 등을 취향에 맞춰 더한 뒤 간장을 위에 뿌려 먹는 일본식 회덮밥이다. 처음엔 어떻게 먹는지 몰라 일본인들이 하는대로 따라했다. 하지만 너무 건강한 맛에 매료된 나머지 두 번을 더 만들어 먹었다.


아메리칸빌리지 내 선셋비치의 모습. 


이후 20㎞ 정도 떨어진 아메리칸빌리지로 향했다. 1981년 미군 비행장이 반환되면서 조성된 이곳은 마을(빌리지) 자체가 미국 하와이의 느낌이 강하게 난다. 맛집, 쇼핑몰, 놀거리 등이 수없이 가득하지만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선셋비치에 있다. 아메리칸빌리지의 서쪽 해변가를 따라 길게 늘어선 이곳은 오키나와가 왜 웰에이징의 도시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보여준다. 저녁 6∼7시경 선셋에 맞춰 해변가가 붉게 물들면, 시간이 멈춘 듯한 활홀함에 넋을 잃고 풍경을 바라보게 된다. 사랑하는 연인, 가족과 함께라면 그 순간이 그렇게 특별할 수가 없다.


세나가지마 섬에 조성된 러닝 코스.


그렇게 히요리 리조트에서 사흘을 보내고 오키나와 남부의 세나가지마 섬으로 향했다. 나하공항 근처에 위치한 이 자그마한 섬은 2㎞ 남짓한 러닝 코스와 섬내 위치한 ‘류큐 온센 세나가지마 호텔’의 온천으로 매우 인기가 높다. 오키나와는 화산이 없어 천연 온천이 흔치 않은데, 이 호텔의 온천은 지하 1000m에서부터 올라오는 풍부한 온천량으로 몸 깊숙이까지 따뜻하게 하는 보온 효과가 있다고 한다. 때문에 매일 저녁과 밤에는 온천에서 하루를 마무리하려는 일본인들로 가득하다.


‘류큐 온센 세나가지마 호텔’에서 바라본 바다 풍경. 


섬을 한바퀴 도는 러닝 코스를 돌다 보니 어느덧 10㎞ 이상을 달리고 있었다. 기온이 18∼20℃로 한국의 봄ㆍ가을과 비슷하다 보니, 호흡과 발걸음이 너무나 가볍다. 이후 곧 바로 온천에 몸을 담뒀다. 노천탕에 들어가 바다를 보고, 하늘을 감상하고, 시원하게 뻗은 공항의 활주로까지 내려다보니 단연코 최고의 기분이다. 온천의 디자인은 류큐(오키나와의 옛 이름) 왕국에서 따와 옛 시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듯 하다. 이후 자판기에 150엔을 넣고 시원한 우유를 사먹었다.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여행의 마무리를 선사한 류진온천. 


이렇게 4박5일간의 오키나와 여행을 끝을 맺었다. 생각해 보니 러닝, 사우나, 맛집 등의 반복에 불과했다. 이렇게 지내다 보니 왜 오키나와가 장수의 땅인지, 웰에이징의 도시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에서도 비행기 시간이 2시간 남짓으로 멀지 않으니, 몸과 마음이 경쟁하지 않는 여유로움의 미학을 만끽하고 싶다면 오키나와 여행을 권장한다.

오키나와=정석한 기자 job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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