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역사 자랑하는 영남 대표 골프장
‘덧파종’으로 겨울에도 라운딩
계절따라 피고지는 꽃잔치
송죽림(松竹林) 아름다운 풍경 선사
코스에서 직접 채취한 죽순 요리
동래베네스트 전경 / 사진 : 삼성물산 제공 |
부산광역시 금정구 구서동과 선동 일대에 있는 동래베네스트는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명문 골프장이다. 지난 1971년 개장해 올해로 52년째 부산시민은 물론 전국 골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삼성 계열 골프장으로는 지난 1968년 문을 연 안양베네스트에 이어 두번째이고, 대한민국에서는 8번째로 오래된 골프장이다.
회원제 18홀(In/Out 코스)로 구성된 이 골프장은 부산과 경남지역 주요 오피니언 리더들이 회원들로 포진해있는 영남지역 대표 골프클럽이다.
동래베네스트 전경 / 사진 : 삼성물산 제공 |
이곳에서 만나게 되는 수령 380년의 모과나무와 향나무 등 아름드리 고목들은 이 골프장의 오랜 역사를 상징하는듯하다. 울창한 침엽수림은 백두산의 정기가 뻗어 내린 마지막 줄기에 자리 잡은 금정산과 오륜대 저수지와 함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연출한다. 부산지역 상수도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때 묻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청정함을 유지하고 있다.
고목들과 울창한 숲을 자랑하지만, 전국적으로 유일하게 지하철을 타고 와서 라운딩을 할 수 있는 도심 속 골프장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부산 지하철 1호선 남산역에서 10분 거리에 있다. 골프장 정문을 지나면 도시에서 울창한 숲으로 변신하는 풍경을 체험하게 된다.
올해 1월 덧파종한 모습 / 사진 : 삼성물산 제공 |
역사와 접근성에 이어 또 한 가지 남다른 점은 겨울에도 휴장 없이 연중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남부지역 골프장 가운데 겨울에도 쉬지 않는 곳이 여럿 있지만, 동래베네스트만의 차별점이 있다. 비결은 ‘덧파종’. 한국잔디(금잔디)와 양잔디(라이그래스)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사계절 푸른 코스를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존 잔디 위에 다른 잔디 씨앗을 뿌리는 덧파종은 얼핏 들으면 쉬워 보이지만, 사실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하다. 덧파종한 잔디가 땅에 잘 밀착돼 뿌리를 내려야 하고 두 가지 잔디가 각자의 적당한 시기에 잘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을 맞춰 주는 것이 중요하다.
9월 말 기존 잔디를 적정한 길이로 예지(잔디 자르기)한 후 일정기간 평균 기온을 고려해 파종 시기를 정하고, 파종한 후에는 라이그라스 씨앗이 땅에 잘 밀착해 뿌리 내릴 수 있도록 눌러 주는 작업을 한다. 물을 주는 주기와 양은 일자별로 세분화해 관리해야 한다. 파종 후 첫 예지 시기와 길이, 비료 종류와 양도 세심하게 조절해야 한다. 덧파종한 라이그라스가 한 여름 우세종이 되지 않도록 생육을 억제하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덧파종한 필드에서 골퍼들이 플레이하는 모습/ 사진 : 삼성물산 제공 |
덧파종에는 다른 장점도 있다. 잔디 밀도가 4배나 높아져 골프공을 받쳐주는 잔디의 힘이 향상되고 더욱 진하게 펼쳐지는 필드의 초록빛이 플레이어들의 시야를 탁 트이게 해준다.
이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물산 ‘잔디환경연구소’의 아낌없는 지원과 체계적인 관리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덧파종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1년 내내 균일한 그린 품질과 빠른 스피드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자랑거리다.
동래베네스트 1번홀 / 사진 : 삼성물산 제공 |
연중 푸르른 동래베네스트에서는 꽃들도 사시사철 뛰어난 풍경을 연출한다. 봄꽃놀이 시기를 놓쳤더라도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봄을 알리는 매화가 피고 지면, 살구꽃과 벚꽃의 분홍빛이 골프장을 물들인다. 벚꽃이 흩날리면 화해당과 화수목, 겹벚꽃이 만개한다.
5월에는 찔레꽃과 야생화 군락지에 샤스타 데이지가 피고, 여름에는 창포꽃과 수국이 골퍼들을 맞이한다. 8월에는 연꽃이 연못을 가득 메우고, 배롱나무가 분홍색과 흰색 꽃을 피운다.
9월에는 꽃향기가 만리를 간다는 금목서가 골프장 전체를 꽃향기로 채운다. 10월에는 모과향이 뒤따른다. 11월부터 2월까지는 동백꽃과 산다화(애기 동백이)가 피고 진다.
동래베네스트 6번홀 / 사진 : 삼성물산 제공 |
동래베네스트 1번홀에 들어서자마자 만나게 되는 송죽림(松竹林)을 바라보고 있자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이 아름다운 숲은 금정산과 부곡동 일대에서 들여온 대나무와 소나무로 만들었다.
특히 ‘맹종죽’은 풍경으로 그치지 않고 동래베네스트만의 특별한 체험으로 다가온다. 코스에서 직접 채취한 신선한 죽순으로 만든 다양한 요리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갓 캐낸 동래 자생 맹종죽순이 최고 셰프들의 손끝에서 화려하게 재탄생한다. 죽순초회, 죽순찹스테이크, 죽순중화덮밥, 죽순회무침, 죽순전복문어초회, 죽순흑돼지두루치기, 죽순겉절이 수육 등 죽순요리 메뉴가 다채롭다. 외부에서는 쉽게 맛볼 수 없는 메뉴들은 고객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통통하게 잘 자란 제철 죽순은 이곳을 찾는 골퍼들에게 단연 인기다. 하루에 1m 이상 성장하는 대나무의 에너지를 가득 담은 죽순 요리는 봄철 잃어버리기 쉬운 입맛을 돋우고, 영양가도 매우 높다. 혼자서만 맛보기 아까워하는 내장객들이 많아 가족들과 함께 요리해서 맛볼 수 있도록 손질한 죽순을 포장해 판매한다.
동래베네스트 3번홀 맹종죽 대나무길 / |
김정석 기자 j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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