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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오딧세이] 신이 내린 마성의 코스 ‘힐드로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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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7-04 08:00:26   폰트크기 변경      
고급 정원 분위기로 유명세…수도권에서 가장 긴 코스 ‘힘들어사이’

힐드로사이 전경. /사진 : 엔지니어링공제조합 제공


[대한경제=백경민 기자] 산중에 둘러싸인 탁 트인 전경만 보더라도 욕심이 날 법하다. 총 6787m(7423야드)에 달하는 전장, 상대적으로 넓은 페어웨이 폭(평균 75m)도 몸과 마음을 근질거리게 한다. 하지만 무작정 드라이버를 휘둘렀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코스마다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다. 잘 맞았다 싶어도 낙하 지점마다 벙커가 입을 벌리고 있다. 호쾌한 샷을 하되, 세심한 전략이 필요하다. ‘라베(라이프 베스트)’를 노리고 시작하더라도 어느새 겸손해지는 마성의 골프장, ‘힐드로사이(Hill de Loci)’다.

힐드로사이는 라틴어로 ‘신이 내린 신성한 대지’란 뜻을 담고 있다. 클럽하우스부터 남다르다. 마치 동화 속 공주님이 살 법한 유럽풍 궁전 같다. 인터넷에 오른 골프장 후기에도 클럽하우스의 전경에 감탄하는 목소리가 많다.


클럽하우스 / 사진 : 엔지니어링공제조합 제공


클럽하우스를 나서면 폭포를 품은 기암절벽이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주변을 둘러싼 조경도 일품이다. 마치 잘 가꿔진 고급 정원을 거니는 듯한 느낌이라고 할까. 실제 코스마다 소나무와 자작나무, 메타세콰이어, 미루나무 등이 어우러진 풍경은 장관을 연출한다. 코스를 둘러싼 호수까지 한눈에 담자니 경이로운 마음이 들 정도다.

힐드로사이는 강원도 홍천군 일대 63만평(약 209만㎡) 부지에 자리하고 있다. 규모만 보면 36홀까지도 가능해 보이지만, 18홀(1~9번홀 버치코스ㆍ10~18번홀 파인코스)이 전부다. 설계할 때부터 자연 그대로의 지형이 살아나게끔 만들고자 억지스러운 홀 자체를 만들지 않았다. 산중 코스 치고는 높낮이 차이가 적은 것도 이 때문이다.

잔디 상태도 최상급이다. 삼성에버랜드 잔디환경연구소가 추천한 최고급 양잔디로, 밀도가 높고 관리가 잘 돼 있어 샷을 할 때 ‘치는 맛’이 있다. 보통 양잔디는 특성상 뒤땅이나 토핑이 나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컨택을 요한다. 초보 골퍼들에게는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곳 잔디는 상대적으로 빳빳해 골퍼들이 흔히 느끼는 양잔디의 부담이 덜하다.


18번홀 티잉구역에서 바라본 전경. 클럽하우스를 배경으로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사진 : 엔지니어링공제조합 제공


힐드로사이는 수도권에서 가장 킨 코스로 통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전장 길이만 총 6787m에 이른다. 파5 가장 긴 홀은 무려 620m(9번홀), 파4(6번홀)는 432m, 파3는 219m(7번홀) 수준이다.


특히 7번홀은 고민이 깊어지는 코스다. 티잉구역에서도 그린 위 깃대가 보일 듯 말 듯하다. 홀 길이부터 어떤 클럽을 잡아야 할 지 막막해진다. 왼쪽으로 굽어진 끝자락에 그린이 있어 자칫하면 낭떠러지행이이거나, 이를 넘기더라도 벙커에 빠질 확률이 높은 곳이다.

9번홀은 장타자들이 욕심낼 만한 코스다. 긴 거리 만큼이나 쭉쭉 뻗어나가는 맛이 있다. 여기서는 어프로치 싸움이 관건이다. 그린 바로 좌측 편에 벙커와 연못이 자리해 당겨 치거나 힘 조절에 실패하면 헤어나오기 어렵다.

반면, 11번홀(516m)은 같은 파5이지만, 9번홀 대비 거리가 100m 정도 짧아 이글까지 노려볼 만한 코스로 꼽힌다. 하지만 티잉구역 바로 앞 연못 때문에 잔뜩 힘이 들어가게끔 만드는 데다, 그린 앞으로 벙커 6개가 놓여 있어 한순간에 타수를 까먹게 될 가능성도 큰 곳이다.

14번홀(파5ㆍ544m)은 힐드로사이에서 가장 어려운 코스로 꼽힌다. 티잉구역에서 350m 지점에 골짜기가 있는데, 티샷 이후 두 번째 샷에서 이를 넘길지, 끊어갈지 마음이 복잡해진다. 코스도 우측으로 꺾여 있어 심적으로 부담이 따른다.

18번홀(파4ㆍ432m)은 힐드로사이의 시그니처 코스다. 티잉구역에서 한눈에 들어오는 클럽하우스가 압권이다. 액자 모형의 포토존 의자에 앉아 사진을 찍으면 이국적인 클럽하우스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힐드로사이는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코스와 그림 같은 풍경으로 골퍼들의 발걸음을 이끌고 있다. 요즘은 젊은 골퍼들의 방문도 부쩍 늘었다. 코스 자체가 다이나믹하고 길다 보니, 장타감을 맛보는 데 제격이다.


하지만 ‘힘들어사이’란 별칭이 붙을 정도로 만만치 않은 코스가 산재한 만큼, 장타로만 대응해서는 평균 스코어를 유지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힐드로사이를 운영하는 엔지니어링공제조합은 “지난 2019년 11월 힐드로사이를 인수한 뒤 매년 8만 명 안팎의 골퍼들이 찾고 있다”며 “14개 클럽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코스 레이아웃으로, 골프를 제법 친다는 분들은 물론 젊은 골퍼들도 선호한다”고 전했다.


9번홀 그린 주변 연못 풍경. /사진 : 엔지니어링공제조합 제공


백경민 기자 w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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