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기완 기자]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지방 예산이 세종시의회서 제동이 걸려 삭감된 가운데,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복수의 정치권 관계자에 따르면 최민호 체제 세종시정이 2022년 출범 이후 지역 정치권과 행정집행부의 불통이 문제가 돼 이 같은 결말로 귀결됐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최 시장은 취임 이후 여소야대 정국을 언급하면서 시의회와 협치를 강조했지만 실제 협치보단 정쟁의 연속이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사업이다. 국비 지원이 보장된 사업을 지방비 삭감으로 차질을 빚게 된 사례라는 점에서 논란은 더 크다. 시의회가 지방비를 삭감한 이유는 우선 순위를 검토한 결과 시급성이 없다는 데 따른 것이다.
이 과정에서 최 시장은 삭감된 지방 예산을 살리려 단식에 돌입했고, 6일 간 천막 단식을 이어갔다. 게다가,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당론으로까지 결정하면서 예산 삭감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결국 정쟁으로 번진 것이다. 임기제 정무직 공무원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 시장 취임 이후 정무직으로 기용된 이들이 시의회와 관계 유지 등 소통을 하지 않았다는 데 따른 것이다.
최 시장은 국민의힘 소속이고 시의회 다수당이 민주당인 만큼, 최 시장 체제에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선 사실상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과 소통은 절대적이다. 그렇다고 시정을 끌고 나가야할 최 시장이 매번 나서서 해야 될 일은 아니었다. 기용된 정무직 공무원들이 최 시장이 정책을 펼쳐나가는 데 있어 정치권에서 협력해 줄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하고 이를 유지했어야 한다. 그것이 그들이 기용된 이유다. 이 순간 묻지 않을 수 없다. 최 시장의 방침대로 여소야대 정국에서 정녕 시의회와 소통 창구를 만드는 데 노력해왔는지 말이다.
지난 달 일부 정무직 공무원이 사표를 제출했고, 연말경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최 시장이 천막을 치고 단식이란 카드를 생각할 동안 과연 그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정무라인에서 근무하면서 월급만 받으며 자리를 지켜온 것은 아니었는지 묻고 싶다.
김기완 기자 bbkim99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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