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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량붕괴 막을 수 있다]①거더 혁신 기술에 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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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4-29 06:00:40   폰트크기 변경      
반복되는 대형사고 예방

서울세종고속도로 현장 4명 사망

시화 MTV 우회로ㆍ평택국제대교

신곡동 경전철 현장서 잇단 사고


무리한 설계에 거더 장경간화 

현장 작업자 미숙 등 복합 원인

땜질식 처방 아닌 맞춤 대책 절실



[대한경제=김민수 기자]‘1:29:300.’

평균적으로 1건의 대형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같은 원인으로 29번의 경미한 사고와 300번의 징후가 반드시 나타난다는 ‘하인리히의 법칙’이다. 이는 경미한 사고가 났을 때 미리 조치를 취한다면, 대형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하인리히는 이러한 통계적 분석을 바탕으로 재해예방 4원칙을 제시했는데, 그 중 하나가 ‘손실우연의 원칙’이다. 이 원칙에 따르면 사고로 인한 피해의 정도는 우연에 의해 결정된다. 동일한 사고가 재발하더라도 당시의 상황 조건에 따라 사고의 대소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즉. 최소한의 안전 조건을 지킨다면 대형 사고를 막을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기본 원칙을 무시한 채 임시방편적 안전관리만 치중하면서 교량 건설현장의 대형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올해 2월 경기 안성시 서운면 산평리 서울세종고속도로 세종∼포천 포천방향 구간 청룡천교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는 교각 위에 설치한 거더(다리 상판 밑에 까는 보의 일종) 4세트가 최고 52m 아래로 떨어지며 발생했다. 이로 인해 근로자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건설현장에는 프리스트레스트 콘크리트(PSC) I형 거더인 ‘DR거더’ 공법이 적용됐다. 이 공법은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고 다양한 지형에 적합한 것이 장점이지만, 거더를 한쪽에서 밀어 넣으며 설치하기 때문에 길이가 길어질수록 휨과 처짐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DR거더를 인양하거나 옮기는 장비로 크레인 대신 런처를 사용했는데, 런처를 후방으로 빼는 ‘백런칭’ 작업 도중 사고가 발생했다. 거더 자체가 전도 위험이 있는데, 길이 102m, 무게 400t에 달하는 런처를 뒤로 빼면서 거더를 건드릴 수밖에 없던 구조였다.

발주처인 한국도로공사는 이후 DR거더와 유사한 공법을 적용 중인 현장에 대한 작업을 중지시키고, 런칭 장비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공문을 내렸다.

지난해 4월에는 시흥 월곶동 시화 MTV 서해안 우회도로 교량 건설현장에서 설치 중인 교각 위 거더가 붕괴했다.

사고가 난 거더는 길이 54.9m, 높이 2.5m, 중량 166t으로, 교각 위에 총 9개를 올리게 돼 있었다. 당시 작업은 700t 및 500t급 크레인 2대로 거더의 양쪽을 잡아 8m 높이의 교각 위에 설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작업자들은 2∼9번 거더를 정상적으로 교각 위에 설치했는데, 마지막으로 1번 거더를 올리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1번 거더 가운데 부분이 갑자기 부러지면서 다른 거더를 쳤고, 이로 인해 교각 위의 거더가 마치 도미노처럼 쓰러진 것이다.

이 사고로 50대 근로자 1명이 숨지고, 다른 근로자 5명과 시민 1명 등 6명이 다쳤다.

2017년 8월에는 평택시 팽성읍 신대리 평택국제대교 건설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교량 설치 작업 중 평택호 횡단도로(11.69㎞) 상의 평택 국제대교(1.3㎞) 건설 현장에서 60m 길이의 교각 상판 4개(240m 중 230m 붕괴)가 갑자기 붕괴했다. 이 사고로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교각 아래 주차된 차량 2대와 오토바이 1대가 파손됐다.

2009년 7월에는 의정부시 신곡동 경전철 공사현장에서 교각 기둥을 세우면서 중심을 잡는 세그먼트 가설 작업 도중 길이 15m, 폭 1m, 무게 25t의 상판이 런칭거더와 전도되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근로자 5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재훈 영남대 교수는 “무리한 설계와 거더의 장경간화, 현장 작업자의 미숙 등 복합적 원인이 겹치며 교량 붕괴사고가 평균 7년에 1번꼴로 발생해왔다”며, “무엇보다 우리나라 건설산업 전반적으로 안전성보다 경제성을 우선시하며 무리하게 일을 진행하다 보니 종합적인 검토가 이뤄질 수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김민수 기자 k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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