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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대한경제 |
[대한경제=김관주 기자] 올해 코스피 5000포인트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장밋빛 기대가 나오는 가운데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한국 증시의 가장 큰 리스크로 기업 이익 증가세 둔화를 꼽았다. 이에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서 정부의 적극적인 산업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 이익 꺾이면 밸류업도 없다
4일 <대한경제>가 증권사 리서치센터 10개사를 대상으로 올해 주식시장 전망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보면 대신·키움·KB·NH투자증권 등 4곳은 2026년 국내 증시의 최대 리스크로 기업 이익 모멘텀 둔화를 지목했다.
주가 상승의 가장 본질적인 동력은 결국 기업의 실적이라는 것이 국내 10대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공통된 견해다. NH투자증권은 “실적 기대감이 무너지면 밸류에이션 우려가 급격히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신증권 역시 “오는 2027년 11.2%의 기업 이익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모멘텀이 둔화하거나 마이너스로 반전될 경우,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가 하락 반전하면서 지수 방향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KB증권 측은 원자재를 가공해 파는 국내 기업 특성상 인플레이션이 자극받아 생산자물가(PPI)가 소비자물가(CPI)보다 빠르게 오르면 기업 이익률이 훼손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키움증권에서는 기업 실적 사이클이 하락에서 상승으로 전환된 초입 단계인 만큼 오는 2분기까지는 반도체와 방산 등 주도주 교체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점쳤다.
이외에도 미래에셋·하나증권은 인공지능(AI) 거품 우려를, 삼성·한국투자증권은 미국 중간선거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를, 메리츠증권은 한국 자금의 해외 유출 구조적 확대를, 신한투자증권은 부동산 시장 불안과 가계 부채 등 국내 금융 안정성 리스크를 주요 위협 요인으로 언급했다.
◇ 밸류업 넘어 스케일업
코스피 5000포인트 시대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산업 정책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기업이 돈을 잘 벌 수 있도록 판을 깔아줘야 한다는 것이다. KB증권은 “한국 증시의 상승뿐만 아니라 경제 구조 개혁을 위해서 자본시장 정책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기업이 경제 발전을 선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산업 정책도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고 짚었다.
구체적인 방향성을 두고는 시각이 엇갈렸다. NH투자증권은 “코스피 상승을 위해서 대형주의 기술 경쟁력이 시장에 확신을 주며 지속적인 패시브 자금 수급 유입 조건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며 “한국의 AI 메모리 반도체 중요성이 부각되고 반도체 중심의 수출 경기 호조가 지속되는 글로벌 산업 환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반도체에 지나치게 의존적인 구조에서 벗어나 비(非)반도체 섹터의 이익 창출력이 높아져야 한다”며 “경쟁력이 떨어지는 섹터에 대해서는 일정 수준 조정이 들어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머니무브를 위한 당근책 또한 필요하다. 키움증권은 “정부 의도대로 부동산에서 금융자산으로의 자금 유입을 이루어내기 위해서 개인투자자로 하여금 국내 주식시장 투자에 따른 실질적인 세제 혜택이 동반돼야 한다”고 밝혔다. 하나증권은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부 정책과 기관 수급 유입을 위한 추가적 혜택 등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주주환원율이 일본 수준인 30%대로 상승할 수 있도록 지금보다 강도 높은 배당 유인책이 발표돼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업 거버넌스 개선의 중요성은 여전하다. 신한투자증권은 “지속가능한 레벨업을 이루려면 주주의 이익이 희석되는 것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제도 개혁이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 메리츠증권도 투명한 기업설명(IR) 등 투자자 친화적인 스탠스를 요구했다. 아울러 환율 안정은 코스피 반등을 위한 선결 조건으로 지목됐다. 대신증권은 “환율 안정 시 투자심리 개선과 함께 외국인 수급 개선이 가시화되면서 코스피 상승 추세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삼성증권은 코스피가 이론적으로 6700포인트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단, 기업이 호황에도 설비 투자를 늘리지 않고 공급 부족을 유도해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극단적인 시나리오가 전제돼야 한다.
김관주 기자 p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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