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문수아 기자] 국내 소매시장 성장률이 2년 연속 0%대에 그칠 전망이다. 상반기 극도로 냉각됐던 소비심리가 하반기 들어 다소 회복됐지만, 대형마트와 편의점 부진이 백화점과 온라인 회복세를 상쇄하며 1% 성장도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9월까지 소매판매(승용차ㆍ연료판매점 제외) 규모는 385조7341억원으로 전년 대비 0.7% 증가에 그쳤다. 2021년 7.5% 성장한 국내 소매시장은 2022년 3.7%, 2023년 3.1%, 2024년 1%대로 성장률이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4분기 들어 일부 업태에서 매출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채널 편차가 심하다. 고물가 장기화 여파로 소비 양상이 양극화된 여파다. 초고가 전략을 쓰는 백화점, 초저가 경쟁 중인 이커머스로 소비가 쏠리고 중간 가격대에 포진한 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 등은 역성장할 전망이다.
백화점은 외국인 고객 증가와 명품 매출 회복에 힘입어 하반기 실적이 개선됐다.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강남점 리뉴얼 효과도 매출 상승에 기여했다. 온라인 채널 역시 하반기 소비회복세에 따라 거래액이 증가하며 올해 271조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대형마트는 올해 역성장이 예상된다. 1~2인 가구 증가로 대형점 이용이 감소한 데다 홈플러스 사태가 악재로 작용했다. 홈플러스는 폐점 계획을 취소한 15개점 중 5개점을 다시 폐점하기로 했고, 전기요금 미납과 일부 제조사의 납품 중단 또는 축소로 정상 영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편의점 시장도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1, 2분기 연속 역성장하던 편의점은 7월부터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 수혜를 보면서 반등했지만, 연간으로는 0.1%대 성장에 머물 전망이다. 점포 수에서 밀린 세븐일레븐, 이마트24는 올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폐점은 물론 희망퇴직도 단행했다.
업계 전반의 어려움은 온라인 채널로도 확산되고 있다. 11번가는 올해에만 3회에 걸쳐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신선식품 플랫폼 정육각과 명품 플랫폼 발란은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해 기업회생 절차를 밟은 위메프와 인터파크커머스는 끝내 파산했고, 티몬은 오아시스가 인수했지만 서비스를 개시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26년 민간소비가 소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지고 있어 업계 시각은 낙관적이지 않다”며 “정체된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기 위한 업태별 차별화 전략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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