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문수아 기자] 내수 소비 침체 속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 유통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10월까지 누적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1582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2% 증가했다. 이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108.4% 수준이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이 백화점과 편의점, 올리브영, 다이소 등을 중심으로 소비를 이어가면서 계절성과 지역성을 뛰어넘는 안정적 매출 기반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한국관광 데이터랩이 외국인의 신용카드 결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발생 전 대비 올해(1∼9월) 외국인들은 적은 금액으로 자주 쇼핑했다. 쇼핑업종 내 구매 1건당 평균 지출은 15만원에서 12만원으로 줄었지만 1인당 총소비금액은 83% 뛰었다. 구매횟수가 124% 증가한 여파다.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소품(58.1%), 뷰티ㆍ건강(40.4%), 패션(23.4%) 순으로 전년 대비 매출 증가폭이 컸다.
백화점 3사는 외국인 관광객 급증의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최근 3년간 외국인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70%에 달했다. 특히 신진 패션 브랜드를 모은 본점‘키네틱 그라운드’는 외국인 매출 비중이 70%를 차지하며 글로벌 관광객의 필수 쇼핑 코스로 자리 잡았다. 신세계백화점의 외국인 매출은 9월 78%, 10월 60% 증가하며 상반기 대비 가속화하는 흐름을 보였다. 현대백화점의 더현대 서울 외국인 매출 비중은 2022년 3.3%에서 올해 15.2%로 급증했다.
편의점 업계도 외국인 고객을 새 성장 동력으로 끌어안았다. 올해(1~9월) 외국인 간편결제 매출은 GS25(75.9%), CU(102.8%), 세븐일레븐(60%) 등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외국인 고객에게 인기 있는 대표 상품은 바나나우유, 그릭요거트 등으로 한국인이 일상에서 즐겨 먹거나 SNS에서 화제가 된 상품들이었다. 익숙한 결제수단이 없으면 구매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통역과 환전, 외국 간편결제 확충에 집중하고 있다.
뷰티와 패션 플랫폼도 외국인 소비 효과가 뚜렷하다. ‘무신사 스토어 성수’는 월 매출의 60~70%를 해외 관광객이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월까지 글로벌텍스프리(GTF)에서 발생한 국내 화장품 결제건수의 88%는 올리브영 매장에서 나왔다.
내년에는 외국인 관광객의 지출 기여도가 더 커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K-콘텐츠 열풍에 따른 방한 관광수요 증가, 원화 약세로 인한 외국인의 구매력 상승, 중일 정치적 갈등에 따른 반사 수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백화점과 편의점, 패션과 뷰티 전문 매장을 중심으로 외국인 매출 비중이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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