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가 날개 편 출렁다리
‘황새의 고향’ 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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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당호와 출렁다리 |
“바다다.” “저수지가 이렇게 넓다고?”
충남 예산의 예당호 앞에 선 일행들이 내뱉은 첫마디는 저수지의 크기에 대한 놀라움이었다. 멀리 보이는 수문이 아니었다면 이곳이 바다라고 해도 의문을 제기하지 못했을 것이다.
실제로 예당호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저수지라고 쓰여있다. 동서로 길이가 2㎞, 남북으로는 8㎞다. 둘레는 40㎞다. 저수지를 한 바퀴 도는 게 마라톤 거리인 셈이다. 물이 가득 찼을 때 저수지 전체 면적은 1100㏊다.
저수지는 1928년에 착공했는데 공사가 중단됐다가 1952년에 다시 시작해 1964년에 준공했다. 예당평야에 물을 대는 저수지다. 예당은 예산과 당진의 앞글자를 딴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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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당호 수변무대와 전망대 |
넓고 넓은 저수지에는 이를 내려다보는 두 기둥이 솟아있다. 수평과 수직의 조화라고 할까. 저수지를 가로지르는 예당호 출렁다리 주탑과 예당호 전망대다.
전망대는 높이 70m로, 예산의 특산물인 사과를 형상화했다. 무료입장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예당호는 물론 사방을 조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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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당호 출렁다리 주탑 |
예당호의 또 다른 압권은 출렁다리다. 2019년에 길이 402m의 국내 최장 출렁다리로 개통했다. 가운데에는 높이 64m의 주탑이 서 있고 케이블로 다리가 연결돼 있다. 흰 날개를 좌우로 편 황새를 상징한다고 한다.
올라보니 약간의 흔들림이 느껴진다. 바람을 느끼며 바다 같은 저수지를 바라보며 걷는다. 중간에 주탑을 만나게 되는데 위로 올라갈 수 있게 나선형 계단을 담고 있다.
사람들이 양옆으로 교차해 지나간다. 오고 가는 사람들이 참 많은데 이 다리는 3150명이 동시에 통행할 수 있고, 규모7의 강진에도 견디는 내진 1등급으로 설계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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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당호 출렁다리 |
다리가 왜 황새를 형상화한 모습일까. 주변에 황새 조형물들도 눈에 띈다.
황새는 우아하게 날고 도도하게 걷지만 그 몸짓에는 슬픈 사연이 담겨 있다. 자취를 감췄던 황새 한 쌍이 1971년 충북 음성군 생극면에서 발견됐는데 소식이 알려지자 수컷이 밀렵꾼의 총에 맞아 숨지고 알마저 도둑맞는 일이 발생한다. 암컷은 홀로 살다가 농약에 중독돼 동물원으로 보내졌다가 1994년 수컷을 따라 떠났다. 우리나라 야생 황새의 마지막이었다.
이후 문화재청은 황새를 복원하기로 하고 황새마을 조성사업 공모에 나섰는데 이때 선정된 곳이 예산이다. 이후 예산황새공원이 조성됐고 2014년에 황새 60마리가 공원에 둥지를 틀었다. 2015년 예산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전국에서 자연에 방사된 황새는 120여마리에 이른다. 자연 부화 등을 거쳐 개체 수가 늘면서 현재 텃새로 자리 잡은 황새는 250여 마리라고 한다. 이제 예산은 황새의 고향이 됐다.
예당호는 겨울에 가창오리 떼 등 철새들의 군무를 볼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새가 많은 이유는 먹잇감이 풍부하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예당호에는 낚시꾼들이 몰리고, 양식장도 있다.
우리 일행도 저수지에 왔으니 점심은 민물고기를 먹기로 했다. 그 가운데 선택된 메뉴는 붕어찜. 검색을 해서 갔는데 이미 만석이다. 붕어찜이 가능한 다른 곳으로 차를 달렸는데 다행히 자리가 있었다.
붕어찜을 먹을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음식을 기다리며 예전에 붕어찜을 먹었던 기억들이 화제로 올랐다. 먹을 때 가시를 조심하라는 말은 빠지지 않는다. 나 역시 날카롭고 강한 가시에 찔린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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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당느티나무’ 식당의 붕어찜 |
음식이 나왔다. 그런데 시래기가 보이지 않는다. 시래기가 빠지면 안된단다. 따로 시킬 수 없느냐고 물어보니 시래기가 붕어 안에 들어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요리에 대한 내공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가시도 걱정하지 말란다. 실제로 먹어보니 가시가 씹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푹 고아져 있다. 뼈까지 씹어 먹으니 건강한 맛이 진하다. 물론 살의 식감은 기존 붕어찜과는 좀 다르다는 의견이 나왔다.
예당호 겨울에는 철새들의 군무가 화려하다지만 봄에는 상춘객들이 가득하다. 전망대와 출렁다리는 물론 음악분수, 수변무대, 조각공원, 모노레일, 느린호수길도 있다. 거리에는 식당도 이어진다. 주차는 무료이고 주차요원들이 분주한데 덕분에 인파에도 주차하기가 어렵지 않은 편이다.
때를 맞춰 잘 갔는지 바람이 불 때마다 호수 주변 벚꽃에서 꽃잎이 흩날린다. ‘이화우 흩뿌질제’로 시작하는 옛 시조 한 자락이 떠올랐다. 다음은 뭐였더라.
사람들은 물을 막아 거대한 호수를 만들었다. 철새들은 때마다 그 저수지에 돌아온다. 황새는 사람들의 밀렵과 농약에 사그라졌다. 그런 사람들이 황새를 복원했다. 예당호와 그 위의 다리는 모두 인공이다. 하지만 우리는 자연을 복원하고 보호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자연의 친구일까. 질문에 대한 답이 무엇일지는 우리에게 달렸다.
글=김정석 기자 jskim@ㆍ사진=안윤수 기자 ays77@
‘명품’ 예산예당호휴게소
고속도로 건설역군 잊지 않는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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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산예당호휴게소 |
예당호 들어가는 입구에는 예산예당호휴게소가 있다. 길이 새로 뚫리면서 휴게소도 새로 만들어졌는데 외관부터 세련된 모습이다. 평택 방향과 익산 방향의 양쪽에서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외관은 물론 내부도 고급지다. “여기 휴게소 참 좋다”라는 말이 들린다. 넓지 막한 내부에 있는 푸드코트는 맛집 브랜드를 모아뒀고 옷을 파는 가게들은 아울렛 분위기다. 화장실도 깔끔한데 벽에 설치된 손건조기 브랜드가 ‘다이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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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게소 내부 |
전기차 충전기도 많고 차량 동선에도 신경을 많이 쓴 모습이다. 휴게소 옥상에서는 예당호를 내려다볼 수 있다.
뒤편으로 가면 기념공간이 있는데 서부내륙고속도로의 노선과 공구별 건설사업에 참여한 이들의 이름을 빼곡히 새겨 놓았다. 건설사업관리단, 현장소장, 시공사, 협력업체까지 도로 건설사업에 참여한 회사와 기술자들이다. 도로를 만들고 시설을 세운 후 준공식에는 정치인이나 기관장들이 앞자리에 앉는 풍토가 지적되곤 하는데 이곳에서는 만든이들을 잊지 않고 있다.
2024년 12월 문을 연 이곳은 민자도로 통합 운영관리기업 ㈜이도가 운영하고 있다. 개장 당시 최정훈 ㈜이도 대표이사는 “기존 휴게소와 차별화된 세련되고, 휴식을 즐길 수 있는 휴게소를 세심하게 준비했다”라며 “서해안 지역 명품휴게소로 자리 잡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이용객들을 위한 세심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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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게소 뒤편 기념비. 서부내륙고속도로 건설공사 공구별 참여자들의 이름을 담고 있다. |
글ㆍ사진=김정석 기자 j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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