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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 마음의창
[마음의 창] 가정의 달을 보내며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 날이 줄줄이 이어졌다. 그만큼 가정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의미겠지만, 사회를 구성하는 주춧돌인 가정이 무너지고 있다는 방증(傍證)이기도 하다. 예로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가정의 근본이자 꽃인 어린이들의 교육에 힘을 ...
2022-05-30
[마음의창]마스크 미인
실외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 조항이 풀린 지 한 달이 다 되었다. 하지만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행인들은 거의 없다. 어쩌다 마스크 없는 얼굴을 만나면 오히려 낯설다. 코로나19가 세상을 뒤집어놓은 지 3년, 우리는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마스크에도 너무 익숙해졌다. 의상인 ...
2022-05-27
[마음의 창] 동철 씨 부부
- 흥 그렇게는 안 해, 난 못해! 콧바람 섞인 목청입니다. 또 시작인가 봅니다. 동철 씨 아내, 뭘 못하겠다는 건지. 계단식 아파트라서 문밖에서 큰소리를 치면 동굴처럼 위아래로 크게 울리지요. 남의 집안싸움이야 어찌 다 알 수 있을까마는, 집 밖으로까지 소리가 새 나 ...
2022-05-26
[마음의 창] 자꾸 말을 걸고 싶었다
필요한 자료가 있어서 점심을 먹고 도서관으로 향했다. 어느새 날씨가 더워진 것도 모르고 있었다. 도보로 먼 거리는 아니었는데, 오르막길이라 목덜미에서 땀이 흘렀다. 갈림길이 나왔다. 이정표는 없었다. 지나가던 아주머니께 도서관을 찾는다고 말했다. 아주머니의 친절한 안내 ...
2022-05-25
[마음의 창] 꽃그늘 아래 서 있었을 뿐인데
나무 아래서 한창 팔을 쭉쭉 뻗고 있는데 화르르 꽃잎이 날렸다. 꽃잎 서너 개가 옷과 팔 위로 떨어졌다. 은은한 향기가 돌았다. 나무를 올려다보았다. 며칠 전 만개했던 꽃이 서서히 지기 시작해서인지 꽃송이 사이사이가 비어 있었다. 그 새로 햇살이 빗금처럼 스며들었다. ...
2022-05-24
[마음의 창] 눈물은 낯을 가린다
눈물은 낯을 가리나 봅니다. 여자들은 화장실에서 물 틀어 놓고 울고, 중년 남자들이 마시는 소주잔의 반은 눈물로 채운다잖아요. ‘눈물 없는 세상’이 왔으면 하고 바라는 이들이 많습니다. 기쁘고 좋아서 흘리는 눈물보다 슬프거나 억울해서, 서럽거나 외로워서 우는 사람이 ...
2022-05-23
[마음의 창] 당신의 눈물샘은 안전한가
옆자리에 앉아있던 도반이 1회용 인공눈물 2개를 건네준다. 그녀나 나나 이젠 인공눈물이라도 넣어줘야 할 때가 된 것이다. 건조해서 뻑뻑해진 눈을 억지로라도 적셔 줘야 한다. 울 수 있다는 것, 몸도 마음도 촉촉하게 젖을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인가. 울고 있는 사람 ...
2022-05-20
[마음의 창] 오래된 침묵
저게 누구인가, 인파 속에 도드라진 저 뒷모습. 작달막한 키, 빛바랜 먹물 장삼, 조붓한 어깨, 결곡한 목덜미, 음전한 걸음새, 청정한 뒤태로 봐 비구니이다. 뒤따라 걷다 보니 아슴아슴한 기억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 왜 산으로 든 건가요? - …. 오래전, ...
2022-05-19
[마음의 창] 배달 앱이라는 신문물
드디어 내 휴대폰에도 배달 앱이 생겼다. 오랫동안 음식 배달이 불가한 마을에 살았기 때문에 다운로드해 봐야 무용지물이었고, 그 전에 도시에 살 적에는 이런 시스템 자체가 없었다. 서울에 이사 온 첫날에 나는 벼르고 별렀던 배달 앱을 깔았다. 화면 속에는 눈이 휘둥그레질 ...
2022-05-18
[마음의 창] 쓰레기와 일회용품
쩌렁쩌렁한 남자의 고함이 고요한 정적을 깼다. 유리창을 통해 내려다보니 아래는 재활용 수거차가 와 있었다. 대형 집게가 쓰레기를 집어 올리는 중이었다. 그 옆에서 두 사람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이렇게 섞어 놓으면 못 가져가요. 몇 번을 말해야 해요? 분리가 안 ...
2022-05-17
[마음의 창] 손이 하는 말
문학회 동인의 팔순 기념을 겸한 수필집 출판기념회에 초청받았다. 식전 행사로 열린 옛 제자들의 피아노 연주회가 잔치의 품격을 높여 주었다. 정성으로 담아낸 식사가 끝날 무렵, 주인공이 손님들 앞앞이 찾아와 인사를 건넸다. 온화한 얼굴에는 잔잔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
2022-05-16
[마음의 창] 움직이는 도서관
둥근 손거울만하다. 이미 안경을 쓰고 있는 연세 지긋한 어르신이 커다란 돋보기를 들고 글을 읽는다. 타고 내리는 승객들로 시끌벅적 어수선해도 꿈쩍 않고 독서삼매경이다. 앞에 서 있던 나는 방해가 될까 싶어 옆으로 옮겨 선다. 내릴 역을 지나치진 않을까, 역마다 신경이 ...
2022-05-13
[마음의 창] 유정한 저 침묵들
허물들이 빨랫줄에서 한들거린다. 일상의 더께를 빨아 햇볕에 말린 옷들이다. 단독주택의 옥상 와이어 줄이나 아파트의 베란다 건조대보다 흙 마당의 가장자리를 가로지르는 빨랫줄, 봄바람에 옷들이 만국기처럼 나부끼며 삶의 자락들을 들춰낸다. 골목길 담장 너머 풍경, 바람에 ...
2022-05-12
[마음의 창] 내려놓는 마음에 관해
시골 생활을 청산하고 상경한 이유는 밥벌이 때문이었다. 시골에서는 의욕만 가지고 있는 작가에게 많은 기회가 오지 않았다. 다행히 서울로 이사 오자마자 강의 요청이 두 번이나 들어왔다. 그중 한 곳은 경기도에 있는 시립 도서관이었다. 내 책을 출간했던 출판사를 통해 연락 ...
2022-05-11
[마음의 창] 오월, 숲의 문장
이른 아침, 책장을 덮을 수 없어 초록색 페이지를 마냥 붙들고 있다. 마치 숨바꼭질이라도 하듯 문장 사이를 훑는다. 다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또 다른 어휘가 불쑥 튀어나온다. 눈이 어두워서인가. 마음이 맑지 못해서인가. 조금만 방심하면 행간의 숨은 뜻을 놓치기 일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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