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라브르 블랑’ 주거 프로젝트
지중해성 기후ㆍ테라스 문화의 결합
대형 발코니 외부로 돌출시킨 설계
자연 느끼고 이웃과 시선 교환 눈길
부다페스트 ‘하우스 오브 뮤직’
숲 한가운데 음악ㆍ교육공간 조성
나뭇잎 지붕ㆍ나무줄기 기둥 표현
지붕 곳곳 빛이 스며들게 만들어
日에 추진중인 ‘히다 후루카와’
그릇 형태의 대형 지붕 등 조성
내부엔 호텔ㆍ온천ㆍ대학 들어서
공공적 장대함 구현 돋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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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가 후지모토 소우(소우 후지모토 아키텍츠 대표)가 '2026 도시와 공간 포럼' 에서 '자연과 건축, 그리고 인간이 만든 환경의 관계'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안윤수 기자 ays77@ |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자연과 인공지능(AI), 건축은 서로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라 함께 조화를 이뤄야 할 대상입니다”
<대한경제>가 30일 개최한 ‘2026 도시와공간포럼’의 기조강연자인 일본의 건축가 후지모토 소우는 이날 ‘자연과 건축, 그리고 인간이 만든 환경의 관계’를 주제로, 첨단 기술의 시대일수록 자연과 인간의 감각, 공동체적 관계를 회복하는 건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후지모토 대표는 “AI와 새로운 기술은 우리의 삶을 크게 바꿔놓겠지만, 그럴수록 인간에게 더 근본적인 의미를 가진 것은 자연”이라며 “중요한 것은 자연 대 AI가 아니라 자연과 기술, 자연과 건축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연은 일본 홋카이도에서 성장하며 겪은 나의 개인적 배경이고, 도쿄는 기술과 인공성으로 가득 찬 도시”라며 “나의 건축 프로젝트는 이 둘을 아름답게 결합하려는 시도 위에 놓여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후지모토 대표는 본인의 대표작들을 통해 자연과 건축의 경계를 허무는 설계 실험이 녹아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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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르브 블랑(L’Arbre Blanc) / 후지모토 소우 아키텍츠 제공 |
2019년 프랑스 몽펠리에에 완공한 주거 프로젝트 ‘라르브 블랑(L’Arbre Blanc)’은 지중해성 기후와 테라스 문화라는 도시의 생활양식을 현대적 고층 주거에 옮겨놓은 건축물로, 대형 발코니를 외부로 돌출시켜 입주민이 햇빛과 바람을 누리는 동시에 이웃과 시선을 교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그는 “프라이버시만을 지나치게 강조한 아파트는 고립을 낳을 수 있다”며 “실내에서는 사생활을 보장하되, 테라스로 나오면 이웃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완충지대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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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우스 오브 뮤직 헝가리(House of Music Hungary) / 후지모토 소우 아키텍츠 제공 |
부다페스트 도심 공원에 들어선 ‘하우스 오브 뮤직 헝가리(House of Music Hungary)’도 같은 관점에서 출발했다. 이 프로젝트는 울창한 숲 한가운데 음악당과 전시ㆍ교육 공간을 조성하는 것으로, 후지모토 대표는 숲을 건물 밖 배경으로 두지 않고 건축 안으로 끌어들였다. 그는 “건물과 숲이 서로 맞닿는 것이 아니라 섞이고 녹아드는 상태를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두꺼운 지붕은 나뭇잎처럼, 기둥은 나무줄기처럼 해석했으며 지붕 곳곳에 낸 개구부로 빛이 스며들게 했다. 기존 수목 역시 최대한 보존한 채 건물을 배치해 공원과 건축, 실내와 실외의 경계를 흐리게 만들어 자연과 건축물이 어우러지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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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다 후루카와(Hida-Furukawa) 조감도 / 후지모토 소우 아키텍츠 제공 |
현재 일본 기후현에서 추진 중인 복합개발사업 ‘히다 후루카와(Hida-Furukawa)’ 프로젝트에선 보다 큰 스케일의 실험이 구현될 예정이다. 이곳에선 도시를 둘러싼 산세에서 착안한 ‘그릇’ 형태의 대형 지붕을 조성하고, 내부엔 호텔, 상업시설, 온천, 어린이 실내놀이터, 대학 기능 등이 담겨지게 된다. 지역의 지형과 도시의 정체성을 건축의 언어로 번역해, 전통적 소도시에 없던 공공적 장대함을 구현하려는 시도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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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랜드 링 / 후지모토 소우 아키텍츠 제공 |
강연의 하이라이트는 2025 오사카ㆍ간사이 엑스포의 상징 구조물인 ‘그랜드 링(Grand Ring)’이다. 후지모토 대표는 엑스포 총괄 기획 과정에서 세계가 분열과 갈등으로 치닫는 상황을 마주하며, 박람회의 의미를 ‘다양성의 통합’으로 정의했다. 그는 “분열이 가득한 국제상황을 보면서 엑스포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다시 고민해봤다”면서 “다양성은 존중돼야 하지만 이 안에서도 통합이 이뤄지며 대화가 이뤄진다면 아름다운 미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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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랜드 링 / 후지모토 소우 아키텍츠 제공 |
이러한 구상에 따라 그는 둘레 2㎞ 규모의 거대한 원형 목조 구조물을 제안했다. 그는 “원은 서로 다른 나라와 문화, 개인이 연결될 수 있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상징”이라며 “같은 하늘을 함께 올려다보는 경험이야말로 통합의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구상을 토대로 일본과 한국, 중국 등 동아시아의 전통 목조 건축 구조에 현대 기술을 접목해 건축물을 조성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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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가 후지모토 소우(소우 후지모토 아키텍츠 대표)가 '2026 도시와 공간 포럼' 에서 '자연과 건축, 그리고 인간이 만든 환경의 관계'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안윤수 기자 ays77@ |
후지모토 대표는 “기술의 발전도 중요하지만, 인간의 감정과 감각, 자연의 웅장함이 함께 어우러질 때 비로소 의미를 가진다”며 “앞으로의 건축은 건물만이 아니라 도시, 풍경, 공동체, 광장, 가구, 놀이와 휴식까지 하나의 환경으로 통합해내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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